@tokolovesme · 2023년 12월 5일 가입 · 51권 적독
일라이 클레어유리사
『망명과 자긍심』은 1999년 초판이 발간된 이후 2009년과 2015년에 두 차례 개정을 거치면서 오랫동안 읽혀온 책이다. 영미권에서는 퀴어 페미니즘 장애학의 가장 중요한 텍스트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으며, 장애학, 퀴어학, 여성학, 젠더학 수업의 필독서로 쓰이고 있다. 또 「옮긴이 후기」에서는 ‘크립’, ‘프릭’, ‘트랜스’, ‘젠더퀴어’ 등 책에 등장하는 소수자 관련 용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덧붙여서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했다. 이 책은 한국에서도 다양한 운동 들 간 연대의 정치를 구성하기 위한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특히 이 책의 강점은 저자 일라이 클레어의 독특한 위치성에서 비롯된다. 그는 노동계급 마을 출신의 선천적 뇌병변 장애인, 친족 성폭력 생존자, 생물학적 여성으로 태어나 젠더퀴어 정체성을 지닌 소수자로서 살아왔다. 저자는 수많은 소수자성이 교차하는 자신의 몸에 대해 성찰한다. 이러한 다층성은 자연스레 단일 쟁점에 매몰되지 않는 시각을 열어주며, 연대를 통한 다중 쟁점 정치, 교차성 정치를 가능하게 하는 비전을 제시한다.
재일조선인 서경식의 사유와 성찰
재일조선지식인 서경식의 사유와 성찰을 엮은 . 서경식이 90년대 중반부터 발표한 시론과 시평들을 모아 한 권으로 묶었다. 지난 10년 동안의 정치적ㆍ역사적ㆍ철학적 사유와 성찰의 궤적을 보여주는 이 책에는, 식민주의와 제국주의, 재일조선인의 역사, 민족주의와 국민주의, 일본 우경화 문제 등에 관한 저자의 생각을 본격적으로 정리한 글들이 담겨 있다.
1부에는 저자의 정치적 관점 및 윤리적 감수성의 뿌리를 보여주는 짧지만 강렬한 에세이들을 수록하였다. 2부에는 재일조선인의 정체성과 역사, 미래에 대한 전망을 다룬 글들을 실었다. 3부에는 국민국가와 근대 정치의 폭력에 희생당하거나 그에 맞서 싸우다 간 사람들에 대한 추도를 모았다.
새롭게 영화를 이해하는 인지과학ㆍ기호학의 통합적 접근법
영화를 인지학 혹은 인지과학적 관점에서 이해하려는 기호학적 시각인 '영화인지기호학'을 다룬 책. 저자는 언어분석의 전통과 인지과학 간의 상호 작용을 영화인지기호학의 작업에 유기적으로 연결하고자 했다. 1960년대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영화인지기호학의 연구 현황을 보여주고, 미국의 인지적 영화이론의 취약점을 조명함으로서 영화연구에서 후기이론의 등장을 예고한다.
1장에서는 영화이론의 인지적 전환과 영화이론의 발달과정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2장에서는 존슨과 라코프의 인지이론을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3장은 반성, 발화, 그리고 영화에 대한 것으로, 영화발화이론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4장에서는 영화 인지기호학자 오딘의 화용론적 영화기호학을, 5장에서는 영화문법의 인지적 위상을 살펴본다.
이나래 · 조건희 · 류한소 · 송윤정 · 이영희 · 정지윤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유리사
소수자의 시선으로 산재를 생각한다. ‘표준노동자=건장한 비장애 남성’이라는 환상을 깨는 책. 여성 노동자, 장애여성 노동자, 성소수자 노동자, 산재 피해자 가족이 솔직하게 꺼내 놓은 이야기와 통계 자료 분석...
전혜은 · 루인 · 도균유리사
퀴어와 페미니즘을 적대적 정치학으로 구성하고(더 정확히 말하자면 퀴어를 페미니즘을 망치고 여성을 억압하는 정치학으로 구성하고) 페미니즘을 반퀴어-보수 기독교의 언설과 긴밀하게 연결시키는 이 시대에 어떤 새로운 개입과 정치학이 필요할까? 보수기독교 기반의 퀴어 혐오 집단은 퀴어와 페미니즘 양쪽 다 혐오하면서 ‘이것들이 나라를 망하게 만든다’고 주장하고, 남혐과 역차별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집단에서는 페미니즘과 퀴어를 동시에 적대하며 ‘이것들이 사회를 위험하게 만든다’고 주장하고, 여혐을 문제 삼는 집단 중 일부는 퀴어를 비난하면서 ‘퀴어가 페미니즘이 설 자리를 위협한다’고 주장한다. 이 혼란스러운 뒤얽힘 속에서 어떤 다른 목소리가 필요하고 또 가능한가?
이 책은 2016년 겨울 솔여심 포럼이란 이름으로 시작하여 2017년 비사이드 포럼으로 이름을 바꾸고 2018년까지 3년째 열리고 있는 비사이드 포럼의 강연 일부를 모은 선집이다.
소수자의 시선으로 새로운 희망과 연대의 가능성을 탐구한 우리 시대의 명저 『디아스포라 기행』을 다시 만나다
30여 년간 한결같이 독자들의 지지를 받아온 작가 서경식의 『디아스포라 기행』이 개정판으로 독자들과 다시 만난다. 이 책은 1992년 그를 한국에 처음 알린 『나의 서양미술 순례』와 더불어 한국 사회에 깊은 울림을 남긴 대표작으로, 17년 만에 새로이 펴낸다. 초판이 출간된 이후로도 세계 곳곳에서 끊이지 않은 전쟁과 폭력, 지금 이 순간에도 나날이 고조되는 무력(武力)의 위협 속에 우리가 맞닥뜨린 곤경을 엄중히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한 「개정판을 펴내며」가 수록되어 더욱 뜻깊다.
『생각하기/분류하기』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소개되는 작가의 산문집이자, 1982년 3월 3일 조르주 페렉이 죽고 난 후에 묶어 펴낸 첫 산문집이다. 1976년부터 1982년까지 여러 신문과 잡지에 발표한 글 열세 편을 묶었는데, 책 제목으로 삼은 가장 마지막 장의 「생각하기/분류하기」는 그가 죽기 몇 주 전에 출판한 마지막 글이었다. 울리포(OuLiPo, 잠재문학작업실)로 활동하며 누구보다 활발히 실험문학에 앞장섰던 작가의 자전적 경험과 작가론, 문학관, 작품세계의 일면이 산문 곳곳에 내밀히 담겨 있어 작가노트를 훔쳐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그러니 나는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겠다” 「침착하게 사랑하기」 차도하 시인 첫 에세이
새롭고 도발적인 작품성으로 문단의 기대주로 떠오른 차도하 시인의 첫 번째 산문집이 출간됐다. 혼자 보는 일기에도 거짓말을 쓸 수밖에 없었던 시인의 산문집 『일기에도 거짓말을 쓰는 사람』은 공교롭게도 보는 사람이 되레 감당하기 힘든 솔직한 고백들로 가득하다. 자식을 사랑하는 법에 무지몽매한 아버지, 폭력으로 점철된 유년, 동성연애를 향한 무심한 비난, 죽음을 결심한 어떤 밤의 기억…. 시인은 그간 자신을 명명해온 이름, 착한 딸, 평범한 아이, 화목한 가정이란 거짓말을 벗어던지고 그동안 일기에도 쓰지 못했던 말들을 무서운 기세로 쏟아낸다. 세상을 침착하게 사랑하기 힘든 이유들을 차곡차곡 우리 눈앞에 진열한다. 담담하게 써 내려간 고백의 행간에는 더더욱 감당하기 힘든 아픔이 고여 있다. 부메랑처럼 날아온 그의 아픔은 슬프기보다 눈부시다. 세상이 요구하는 질서보다 끝끝내 자기만의 진실을 택하며 느리지만 당당하게 행하는 걸음이, 앞서 걷는 이의 등을 힘껏 밀어낼 만큼 당차고 결연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왜 〈좋아요〉를 아무 생각 없이 누르는가?
우리는 사람들을 종교와 정치적 신념, 인종과 민족, 때로는 성별로 나누면서 극심한 사회적 분열의 시대에 살고 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 『동조하기』에서 캐스 R. 선스타인은 이처럼 분열된 세상에서의 삶을 이해하는 열쇠가 동조-동조가 무엇이고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이해와 반대 의견이 가지는 대항력에 대한 이해에 있다고 주장한다. 왜, 그리고 언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따라 할까? 자신이 옳다고 확신할 때 사람들은 더 적극적으로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행동을 하고, 대중의 의견을 거부하려 한다. 개개인의 관점에서 〈동조하기〉는 대개 이성적인 행동의 과정이지만, 우리 모두가 또는 대다수가 동조하고 천편일률적으로 사고할 때 사회는 큰 실수를 범할 수 있다. 사람들이 동조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정보(건강이나 투자, 법률, 정치)가 자주 부족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와 관련해서 타인의 판단이 최선의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많은 사람에게 일반적으로 인터넷이, 특히 소셜 미디어가 전에 없던 동조 압박을 가할 수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온라인 커뮤니티 속 사람들이 특정한 성향을 보일 때도 우리는 그들에게 동조하거나, 적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려 한다. 게다가 많은 경우에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신경 쓴다. 이런 현상은 우리에게 동조하는 경향이 있음을 의미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온라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고, 어떤 면에서는 전 세계가 우리의 손안에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인터넷은 헛소리가 넘쳐 나는 곳이다. 그러므로 쉽게 동조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이라면 무엇을 따를지 또는 누구를 따를지 결정하기 전에 상당한 선행 작업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정치에서 법에 이르기까지 현명하게 동조하는 법
『동조하기』는 네 개의 장으로 나뉜다. 1장에서는 가장 중요하고 포괄적인 주제를 다룬다. 많은 상황에서 사람들이 그들의 개인적인 신호─무엇이 진실이고 옳은지에 대한─를 억압하고 있으며, 이런 억압이 사회에 중대한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2장에서는 폭포 현상을 살펴본다. 폭포 현상으로 하나의 생각이나 관행이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빠르게 확산되고, 잠재적으로 급진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3장에서는 집단 극화에 초점을 맞추어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로 이루어진 집단이 어떻게, 왜, 어떤 상황에서 극단으로 가는지 살펴본다. 4장에서는 제도를 탐구한다. 이 책에서 논의된 대부분의 동조 행동은 보통 사람들에게 합리성과 분별력이 있음을 보여 준다. 어떤 의심에 직면할 때 우리는 다른 사람의 견해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사정이야 어쨌든 그들이 우리보다 더 잘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에게 이의를 제기할 때는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들이 옳을 수도 있을 뿐 아니라 사람들은 이의 제기를 당하는 것을 마냥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하기를 꺼리는 이유는 단지 신중하기 때문만이 아니다. 예의상 그런 경우도 많다. 하지만 동조는 심각한 위험을 만든다. 동조하는 사람들은 전체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고, 반대자들은 반사회적이고 이기적인 사람들로 여겨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어떤 면에서는 맞는 말이다. 경우에 따라서 동조자들은 사회적 유대를 강화하는 반면에, 반대자들은 그런 유대를 위태롭게 하거나 갈등을 불러오기도 한다. 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 측면에서는 이런 일반적인 생각이 완전히 뒤바뀐다. 대부분 군중을 따르는 행동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서이지만, 스스로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무언가를 개인들이 말하고 실천하는 것은 사회적인 이익을 위해서이다. 제대로 작동하는 기관들은 부분적으로는 반대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 하지만 주로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동조를 억제하고 반대를 장려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다. 그러므로 캐스 R. 선스타인은 강조한다. 정치에서 법에 이르기까지, 가장 현명하고 최선의 결정에 도달할 수 있도록 다양한 관점에 보상을 제공하는 제도의 가치를 우선적으로 보라고.
재난에 대한 획기적이고 정열적인 생각들!
진보적 저널리스트의 획기적이고 정열적인 ‘재난 유토피아’ 탐사 『이 폐허를 응시하라』. 정치사회적 이슈에 대해 발언하고 사회운동에 참여해온 진보적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이 책에서 재난의 역사를 더듬고, 관련 학자들의 주장을 검토하고, 수많은 재난 경험자의 육성을 들어본 뒤, 재난에 대한 기존의 통념에 도전하는 파격적인 주장을 제시한다. 슬픔과 비애로 대변되는 재난의 이미지와는 달리, 오히려 재난 속에서 강렬한 ‘기쁨’과 사랑, 연대의식을 경험하며, 그러한 경험은 재난이 일어나기 전 사회가 가지고 있던 문제와 약점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는 것이 저자의 의견이다.
그의 의견을 뒷받힘하는 근거로 주요 연구 대상으로 삼은 다섯 가지 대재난 외에도 세계의 다양한 재난 관련 자료를 검토했다. 또한 핼리팩스, 멕시코시티, 뉴욕, 뉴올리언스의 수많은 재난 경험자들을 직접 인터뷰하고 자료로 남겨진 그들의 육성에 귀 기울여,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반영했다. 그리고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재난 사회학’이라는 분야를 개척한 학자들을 비롯해, 윌리엄 제임스, 크로폿킨, 도로시 데이 등 다양한 철학자와 실천가의 이론으로 자신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마지막으로, 지은이 자신이 1989년 캘리포니아 로마 프리에타 지진을 직접 겪은 이후 오랫동안 재난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과 재난이 초래하는 결과에 관심을 가져왔고, 이 책은 그러한 관심의 결실이기도 하다.
이 책은 방대하고 다채로운 구성 요소들과 생생한 현장 묘사와 분석이 병행되어 있어, 때로는 명쾌한 논문 같고, 때로는 사색적인 철학 에세이 같으며, 때로는 박진감 넘치는 르포처럼 다양한 재미와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산드라 길버트 · Susan Gubar유리사
독자들이 먼저 알아본, 여성 작가에 관한 문제적 고전! ‘감히’ 펜을 들었던 그 시절 여성 작가들의 이야기
여성 작가의 좌표를 내리그은 최초의 이정표, 페미니즘 비평의 시대를 연 최초의 책, 문학 읽기의 새로운 길을 연 현대의 고전 『다락방의 미친 여자』가 미국 출간 43년 만에, 한국어판 출간 13년 만에 재출간된다. 문학의 역사를 여성 작가라는 키워드로 재구성한 이 책은 발표 당시 문학 연구 및 비평의 새로운 출발점을 세웠다는 찬사를 받으며 보통의 독자는 물론 문단과 학계에 파란을 일으킨 하나의 사건이었다. 미국의 영문학자 일레인 쇼월터는 『다락방의 미친 여자』가 처음 출간되었을 때를 이렇게 기억한다. “놀라운 순간이었다. 문학과 여성학을 공부하는 이들이 일제히 흥분해서 환호를 보냈다.”
이 책에서 두 저자는 19세기 여성 작가들의 ‘미친’ 분신을 하나씩 등장시켜, 작가들 각각의 차가운 불안, 뜨거운 분노, 애타는 열망을 읽어낸다. 이 여성 작가들은 각자의 공간에서 흩어져 작업했지만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끈끈한 공통점을 갖고 있었고, 오로지 자신에게만 집중해 이야기를 써나갔지만 서로 다양한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이 책은 그 연결 고리를 밝혀나간다. 이 책에서 중요한 또 하나는 바로 시대에 대한 것이다. 저자들은 왜 19세기를 파고들게 되었을까? 19세기는 제인 오스틴, 메리 셸리, 에밀리 브론테, 샬럿 브론테, 조지 엘리엇, 에밀리 디킨슨 등 거인 같은 작가들이 대거 등장한 시기였으며, 여성이 작가가 된다는 것이 변칙적이거나 이례적이지 않은 최초의 시대였기 때문이다. 샌드라 길버트와 수전 구바는 19세기 여성 작가들의 계보를 추적하며 작가와 작품에 ‘정통성’을 부여하고, 지금 여기의 담론을 위해 유의미한 지점을 끌어올린다. “40년 전에 우리가 정말 감금, 폐쇄, 거식증, 가스라이팅에 대해 이야기했단 말인가?”(리사 아피냐네시) 그렇다. 두 저자는 이 모든 것을 이야기했다.
한편 이 책은 “펜은 음경의 은유일까?” “눈에서 꺼풀이 떨어지자 모든 것이 의미를 가지고 반짝였다” 등 내리치는 각성의 문장으로 단편적으로 알려져 있던 페미니즘 문학 비평의 강렬한 신호를 새로운 번역으로 만날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다. 2009년 한국어판으로 처음 선을 보인 이 책은 오랫동안 절판 상태에 있어 많은 독자들이 새로운 출간을 기다려왔다. 또한 이번 완역본은 기존의 번역본을 대폭 수정해 다시금 한 문장 한 문장 검토함으로써 한국어판의 완성도를 한껏 끌어올렸다. 보다 세심하게 다듬어진 한국어로 완성된 이 책은 묻혀 있던 여성 작가들과 문학작품들을 불러내 눈부신 문학의 향연을 맘껏 맛볼 수 있도록 안내할 것이며, 나아가 오늘날 우리가 거주하는 ‘여성과 문학의 집’을 밝히는 중요한 실마리가 되어줄 것이다.
본 도록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 《게임사회》에 관한 내용을 수록한다. 《게임사회》는 비디오 게임이 세상에 등장한 지 50년이 지난 오늘날, 게임의 문법과 미학이 동시대 예술과 시각문화, 더 나아가 우리의 삶과 사회에 미친 영향을 짚어보기 위해 기획된 전시이다.
게임은 시각과 청각 중심의 인터페이스 디자인 기술, 상상력을 자극하는 스토리텔링, 몰입경험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아우르며, 따라서 동시대에 가장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매체이자 총체적이고 긴급하게 다뤄져야 할 영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게임사회》는 팬데믹으로 앞당겨진 사회와 게임의 강력한 동기화 과정에 주목한다. 이 전시는 사회의 가상현실화, 가상공간의 사실성이 일상이 된 배경을 살피면서 ‘게임이 어떤 경험을 전달하고 공유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를 펼쳐 보인다. 전시는 2010년 초반부터 뉴욕현대미술관(MoMA)과 스미스소니언 미술관이 수집한 비디오 게임 소장품, 국내 작품을 포함한 9점의 게임 및 비디오 게임 문법과 미학으로 영향을 주고받은 현대미술 작가 하룬 파로키, 코리 아칸젤, 김희천, 람한, 로렌스 렉, 재키 코놀리, 다니엘 브레이스웨이트 셜리, 루 양 등 8명의 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
도록은 홍이지 학예연구사의 기획의 글과 더불어 C. 티 응우옌, 이다민, 이경혁 등 게임, 미학 전문가들의 원고와 작품 도판 및 해제, 그리고 전시를 위해 웹게임 〈쫓아온다! Tag! You’re Haunted〉를 기획하고 제작한 PACK이 웹사이트에서 선보인 필진들의 게임에 관한 에세이를 부록으로 수록한다.
퀴어하고 저급한 것들은 어떻게 정치적이고 급진적일 수 있는가
페미니즘과 퀴어 예술, 하위문화에서 발견되는 소수자의 저항적 형식에 관심을 두고 새로운 담론 세계를 축성하고 있는 평론가 이연숙의 첫 책 『진격하는 저급들』이 출간되었다. 이연숙은 하나금융그룹이 후원하는 제4회 SeMA-하나 평론상의 수상자인바, 특전으로 주어지는 연구 및 출판 지원 사업인 SeMA 비평연구 프로젝트의 결과로 이 책을 묶었다. 서울시립미술관(SeMA)이 구축한 국공립미술관 최초의 미술 분야 평론가 지원 시스템으로서 동시대 한국 미술계에서 가장 빛나는 비평의 성좌를 만들어가고 있는 SeMA 비평연구 프로젝트 총서의 세 번째 책이기도 하다. 시각문화의 영토를 분방하게 오가며 지금 발발하고 있는 문제들과 언제나 긴장감 있게 겨루고 있는 이연숙. ‘퀴어’라고 말하면 당연한 수식처럼 따라붙는 죽음과 자기파괴, 혐오와 수치심, 분노와 우울 같은 단어들 앞에서 우리는 자주 무릎을 꿇는다. 하지만 그는 머뭇거리면서도 확실히 기세가 좋다. 말하면 말할수록 너무 사적이거나 하찮은 투정이 되어버려서 우습도록 비장해지고야 마는 ‘퀴어한 삶’ ‘퀴어한 미적 양식’ ‘퀴어한 예술’을 비평한다는 것은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무엇이 다른 누군가에게도 중요한 것이었으면 좋겠다는 열망이 결국 실패하리라는 낭패감”을 미리 안겨주지만, 이연숙의 목표야말로 퀴어한 삶에서 서로 경합하고 있는 바로 그 부정성, 저급한 것들의 역량을 동시대 (시각)문화예술 속에서 탐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체에 내장된 동력, 리듬, 통찰, 지성, 정념, 아름다움, 감수성과 ‘미친 맛’”(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을 가진 그의 비평은 유난한 집중력과 풍부한 해석을 선보이며 저급한 것들이 얼마든지 기세 좋을 수 있는 세계로 우리를 데려간다. ‘가로지르다(quer)’가 어원인 ‘퀴어(queer)’에 내재된 근원적 힘, 즉 ‘자기 자신을 초과하려는 움직임’을 발견하는 일, 그것을 위해 평론가는 시각문화 속에서 온갖 저급한 것들을 꺼내 일단 앞으로 진격할 수 있도록 미덕을 발견하고 등을 두드려준다. 죽음 자기파괴 혐오 수치 분노 우울 실패… 삶에서 경합하는 저급한 것들을 ‘생리적인 반응으로’ 노출할 수밖에 없는 이의 목소리
『진격하는 저급들』은 총 여덟 편의 글로 구성되었다. SeMA 비평연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서울시립미술관 웹진 『코랄』에 2023년 4월부터 8월까지 연재한 일곱 편의 글과 2022년 9월에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진행한 라운드테이블 ‘여성 퀴어 작가의 콜렉티브’(야광 콜렉티브, 홍지영, 이연숙 참여) 녹취록이 바탕이 되었다. 이 책의 프롤로그이자 모든 수록 글을 감싸는 ‘들어가며: 젠더문제’는 죽음, 자기파괴, 혐오, 수치, 분노, 우울, 실패 등 퀴어한 삶 속에서 경합하는 저급한 것들이 어떤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 탐사하겠다는 목표를 더듬거리며 말한다. 독자들은 이 문체를 접할 때 그것 역시 이 글의 견고한 형식이자 전략임을 간파해야 한다. 이하 1장 ‘슬픈 퀴어 초상’에서는 미셸 푸코, 래드클리프 홀, 오드리 월런의 자기서술을 모아 ‘슬픈 퀴어 아카이브’를 제안한다. 조각가 조이솝의 ‘눈물 셀피’는 이 아카이브의 소장품이자 그 정치적, 미학적 실천 가능성을 예증하는 사례로서 ‘슬픈 퀴어 이론’의 등장을 강렬하게 암시한다. 2장 ‘단식 광대는 왜 춤추는가’에서는 인셀들의 영웅으로 전락한 ‘조커’를 둘러싼 도덕적 판단을 잠시 중단하고, 그가 유일하게 애쓰고 있는 행위인 단식과 타락, 기괴한 춤으로 표현된 몸 재현에 관심을 기울인다. 그리하여 아무것도 먹지 않고 하지도 않으며 오직 춤만 추는 몸, ‘퀴어’를 유비하는 몸이 무엇을 부정하고 있는지, 어떻게 자신만을 위한 쾌락을 생산하는지 재고할 것을 요구한다. 3장 ‘뉴플 스케치’에서 저자는 과거에 클럽의 도어퍼슨(doorperson)으로 일한 경험을 살려 지금은 사라진 레즈비언 클럽의 풍경을 스케치하고 인류학적 탐구를 시도한다. 그 탐구의 이름은 ‘레즈비언 분류학’으로, 레즈비언들 사이에서는 너무나 익숙하고 진부한 분류이지만 그 바깥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분류다. 만취해 춤추는 팸, 체격 좋은 부치, 아무 데나 추파를 던지는 나르시시스트 등 클럽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이 전형적이고 과잉 성애화된 인물들의 기억을 떠올리며 오늘날 레즈비언 전용 공간이 사라지고 있는 이유를 묻는다. 4장 ‘사이버펑크 혹은 살아남기의 장르’는 넷플릭스 시리즈〈사이버펑크: 엣지러너〉의 간략한 작품론이면서, 스타일적 매너리즘에 빠진 사이퍼펑크라는 장르를 향한 총체적 피드백이기도 하다. 이 장르가 갖고 있던 본연의 대항적 에너지를 되찾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지 심문하는 날카로운 시선은 퀴어 예술 전반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배태하고 있다. 5장 ‘한심하고 쓸모없는 트위터 중독자들’은 며칠간 트위터(오늘날의 X)가 다운되어 서비스 종료를 예감했던 긴박한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트위터 종말을 앞두고 한심하고 쓸모없는 것으로 치부되곤 했던 인터넷 공간 속 ‘트페미들의 키배’ ‘헛소리’ ‘쓰레기 정보’ ‘시간 낭비’ 등과 이것들에 심취해 있던 트위터 중독자들의 참된 역량을 주장하는 이 글은, 하루빨리 디지털 중독에서 빠져나와 진짜 현실 속에서 삶의 능력을 회복하라고 종용하는 뇌과학과 심리학 베스트셀러들의 대척점에 소중하게 서 있다. 6장 ‘레즈비언 황무지’에서는 (여성) 성소수자-퀴어 시각 예술이 ‘덜’ 보인다거나 ‘안’ 보인다는 세간의 평가를 재고한다. 이런 비가시성은 그러한 예술의 한계로 지적되기도 하는데, 이 막다른 자리에서 그 비가시성을 차라리 (여성) 성소수자-퀴어 시각 예술의 존재 조건으로 다시 생각해보자는 반전의 제안이 돋보인다. 이 책의 마지막 글은 대담으로 구성되었다. 라운드테이블 ‘레즈비언은 왜 구린가’에서는 ‘레즈비언적인 것’이 무엇인지를 탐문하며 그곳에 자리했던 청중의 의견을 포함해 여러 의견을 취합하고 심화하는 방식으로 레즈비언 미학의 특수성을 쌓아올린다. 수다와 넋두리, 열정과 회한이 섞여 현장감 있게 읽힌다. 이로써 『진격하는 저급들』을 이루는 말들에는 끝내 마침표가 붙지만, 그 역량을 체감하기 위해서라도 우리의 실패와 우정을 위한 대화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도 전한다.
언제 어디서든 핸드폰을 들고 셀카를 찍고 피드를 확인하는 여성들. 그들을 향한 날 선 비난에 의문을 품고, 열두 명의 여성과 함께 사진 안팎에 얽힌 솔직한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 출간됐다. 사진을 찍기 전 준비 단계부터 촬영 후 보정을 거쳐 SNS에 올린 후 그에 대한 반응을 관리하는 일까지, 그 모든 과정을 통칭하는 인생샷(인생사진)에는 사회현상이나 인정욕구로 일반화할 수 없는 사적인 동시에 공적인 복잡한 맥락이 자리한다. 무엇보다 그 안에서 여성들은 인생샷을 중심에 두고 자신의 존재를 탐구하며 서로 지지하기도 하고 충돌하기도 하면서 문화를 일구고 정치를 벌인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이 “여성들은 왜 인스타그램에 아름다운 인생샷을 올릴까?”에서 시작해 “우리는 인스타그램에서 타인과 어떻게 만나고 있나?”로 이어지다가 “나는 어떤 타자를 거치며 지금의 내가 되었나?”로까지 확장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노력을 생생하게 담은 《인생샷 뒤의 여자들》은 셀카의 문화사이자 인생샷에 대한 존재론적 탐구이며, 더 나아가 디지털 페미니즘 시대의 실천 방식을 탐색한 중요한 시도로 읽힐 것이다. 신진 연구자의 첫 저서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풍부한 이야깃거리와 복합적인 논의를 품고 있는 생생한 문화비평서이다.
‘디지털과 AI시대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무조건 허욱을 읽어야 한다!’
‘우연과 필연’, ‘차이와 반복’이 아니라 ‘우연성과 재귀성’이라는 테크놀로지 철학 개념으로 새롭게 조망하는 칸트 ㆍ 사이버네틱스 ㆍ ‘코스모테크닉스’. 유럽 인문학과 디지털 철학의 패러다임을 일거에 뒤바꾸는 도전적 문제작!
‘디지털과 AI시대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무조건 허욱을 읽어야 한다!’ 21세기 사상사와 지성사에 이름을 남길 젊은 철학자의 문제작! 21세기의 가장 핫한 예술 평론가!
기술만능주의와 기술비관주의가 맥없이 왈가왈부되기만 하는 사회. ‘상관주의’ 비판, 사변적 유물론 등 한편으로 편향된 백가쟁명의 현실성 없는 급진주의의 조급함이 사유를 대신하고 있는 일부 지식계. 이제 비로소 인간의 본성/본질, 기술=테크놀로지의 본성/본질에 대한 탐구해야 할 때이다.
칸트와 셸링 및 헤겔부터 ‘사이버네틱스’의 위너를 경유해 베르탈란피와 루만 등의 2차 사이버네틱스를 거쳐 하이데거의 ‘사이버네틱스의 완성=형이상학의 종언’을 너머 ‘코스모테크닉스’에 이르는 장대한 철학적 ㆍ 역사적 탐구는 오늘날의 철학뿐만 아니라 우리 현실에 대해서도 전혀 다른 시각을 열어준다.
조르주 디디 위베르만유리사
오늘날 민중들이, 그리고 민중들의 재현이 위협받고 있다. 디디-위베르만의 이러한 생각은 이 책의 도입부 첫 번째 도판이 주는 시각적 충격과 함께 개진된다. 역사의 폭력으로 말미암아 얼굴이 찢겨진 익명의 참호전 희생자의 ‘깨진 얼굴’ 초상사진(25쪽 도판)은 이 책이 미술사, 역사철학, 이미지 인류학이 교차하는 사유 지대에 자리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 첫 번째 이미지가 제기하는 질문은 이후 전개되는 다섯 개 장에 걸쳐 계속해서 같은 방식으로 반복된다. 즉, 민중들에게 ‘대면’할 수 있는 힘을 주는 이미지를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
이 절단된 얼굴 이미지에 대한 응답은 유려한 산문 텍스트로 책을 마무리하는 다섯 번째 장인 에필로그를 통해 이루어진다. 왕빙의 영화 '이름 없는 남자'에서 취한 12장의 스틸 이미지는 민중을 어떻게 재현할 것인지를 시적으로 탁월하게 형상화한다. 역사에 의해 말소되고 훼손된 민중의 이미지인 첫 번째 도판과, 시적인 형상으로 민중의 존엄성을 재발견한 ‘이름 없는 남자’의 이미지 사이에는 수많은 이미지가 텍스트를 따라 배치된다.
사진이 영화에 전해준 것은 무엇인가? 사진과 영화의 관계를 다룬 비평적 에세이
사진과 영화의 관계를 다룬 글과 책들은 적지 않지만, 대개는 매체에 대한 고고학적 접근을 통해 사진에서 영화로 이어지는 기술적 계보를 그리는 데 그치곤 한다. 하지만 물질적·기술적 기반에 대한 고찰만으로는 사진과 영화의 관계를 다룬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날로그 시절의 관념으로 영화가 초당 24장의 사진으로 구성된다고 간주하든, 디지털 기술 도래 이후 사진과 영화가 모두 픽셀과 비트의 조합물이라 간주하든, 이는 우리가 사진과 영화를 실제로 지각하는 경험적 차원과는 상관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가 경험하는 사진 매체 특유의 “존재론적 양극성(ontological polarity)” 개념을 정의하고 이러한 특성이 영화에 어떻게 수용되었는지를 다양한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들을 통해 비평적으로 답사해 보려는 에세이다.
조르주 디디 위베르만유리사
모하메드 아부엘레일 라셰드유리사
로절린드 C. 모리스 · 가야트리 차크라보르티 스피박 · 파르타 차테르지 · 리투 비를라 · 드루실라 코넬유리사
Wiener, Norbert유리사
마크 피셔 · 사이먼 레이놀즈유리사
C. 티 응우옌유리사
"겨울은 다시 옵니다. 몇 번이고 다시 옵니다. 정호야, 요즘의 나는 겨울엔 따뜻한 옷을 입어. 이거 봐. 목도리를 두르고 다니고 손목을 긋지 않은지도 오래야." - '지영' 만화집, ep.‘나랑 살자고’ 中
이토록 선명한 ‘지영’의 세상을 담은 단 한 권의 책
‘지영’ 만화집은 지영 작가가 쓰고 그린 ‘지영’ 만화의 현존 에피소드를 모두 모아 실은 만화집이이다. 작가가 포스타입에서 직접 연재하며 알려지게 된 ‘지영’은 성 판매 여성 지영의 일상 만화로, ‘성매매’라는 소재를 대하던 기존의 문법에서 벗어난 독자적인 작품 세계로 많은 독자들에게 열렬한 지지와 호평을 받았다.
정식 출간된 ‘지영’에는 기존에 작가가 종이에 직접 그리고 글씨를 쓴 원고 상태로 개인 포스타입에 올렸던 에피소드 - ‘XX 일하는 만화’, ‘나랑 살자고’, ‘낙태했는데 비빔밥은 못 비벼 먹은 만화’, ‘호스트빠란 무엇인가?’ - 를 인쇄용으로 다시 그린 버전이 실려 있다.
"그처럼 귀여운 표정을 하고서, <지영>은 정확히 세상을, 당신을 배반하는 방식으로만 '여성'이자 '성 노동자'로서의 경험을 말한다. <지영>은 사랑과 미움, 기쁨과 고통이 동시에 존재하는 세상의 아이러니를 온몸과 온 마음으로 껴안으며, 독보적인 '소수자의 자기 말하기'를 보여준다"며 "어떻게 이렇게 놀라운 작품이 우리 앞에 왔을까? <지영>을 읽으며 나는 내가 바로 이것을 오랫동안 기다려왔음을 알아본다" 리타
Mekas, Jonas유리사
주디스 버틀러유리사
스큅 · 마노 · 상근 · 권지미 · 김효진 · 윤소희 · 조우리 · 한채윤 · 김지현 · 연혜원 · 루인유리사
도나 J. 해러웨이유리사
절판 됨(난 샀지롱)
쓰게 요시하루 · 야마시타 유지유리사
도나 J. 해러웨이유리사
마리아 투마킨유리사
구로사와 기요시유리사